술래의 발소리가 가져다주는 공포. 책/책 이야기 2010.07.15 13:21

술래의 발소리 (양장) 술래의 발소리 (양장)
미치오 슈스케(Michio Shusuke), 김은모 | 북홀릭(bookholic) | 201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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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싫어하는 무더운 여름이 다가왔다. 이런 날에는 공포 영화를 보거나 무서운 드라마로 더위를 시키지만, 공포 영화나 무서운 영화는 그 무서운 영상이 나의 머릿속에 박혀 떠나지 않게 되고 낮에 영화를 봤어도 밤이면 꼭 생각나 나를 잠 못 뜨게 만들었다. 그래서 난 공포 영화와 드라마를 잘 보지 않게 되었고 정말 보고 싶을 때에는 차라리 긴장감이 넘치는 추리소설을 읽게 되었다. 그렇게 난 이 책 술래의 발소리를 잡게 되었다.

술래의 발소리.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라고 다가오는 술래의 발소리는 숨바꼭질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말이다. 내가 숨어 있는 곳을 들키지 않으려고 아니면 다음 술래가 되지 않기 위해 가슴을 졸이며 그 발걸음을 두근대는 심장을 감싸지고 기다리고 기다린다. 그렇게 술래가 나를 찾지 못하고 저만치 사라지면 그때야 참았던 긴 숨을 내쉬며 살며시 고개를 내밀어 술래가 얼마나 멀리 갔는지를 보고 그곳을 빠져나와 술래가 처음 있던 곳으로 가서 다른 곳으로 사라진 술래를 먼저 기다리면 게임은 나의 승리가 된다. 어렸을 적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숨바꼭질에 생각지도 못한 술래의 발소리가 무서운 이야기로 숨어 있다니 어떤 내용으로 나를 놀라게 할지 너무 궁금함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총 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솔직히 난 중간에 맥이 끊어지는 단편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몇 권의 단편집을 읽으면서 차츰 내 생각이 변하고 있을 때쯤에 이 책을 읽게 되었고 단편집에 대한 내 생각이 다시 조금 변하게 되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작가가 만들어 놓은 범인이 누구인지 책을 읽으며 따라가면서 내가 생각했던 사람이 범인이 아닌 것에 놀라고 새로운 반전에 또 한 번 놀라지만, 이 책 술래의 발소리는 그런 나의 허를 찔렀다. 도대체 작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범인이 누구인지 죽 따라가면서 사건이 풀어지는 것을 바라고 있었는데 죽 따라가면 어 범인이 누구지 라는 궁금증만 더할 뿐 난 범인을 알지 못하고 다음 단편으로 넘어가야 했다.

난 그렇게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독자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이야기는 정말 싫어한다. 정확하게 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이 있고 사건의 실마리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면서 범인을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어서 추리소설을 읽는 것인데 이렇게 어정쩡하고 모호하게 끝을 맺어놓았으니 책을 읽는 내내 머리가 복잡해지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책을 덮어야만 했다. 그러나 단편 중에서 그런대로 내 마음에 들었던 단편이 있었다. 부러진 의자에 적힌 글을 보고 사건을 찾아 나서는 두 번째 단편인 짐승과 자신을 괴롭히는 반 아이를 더는 자신을 괴롭히지 못하게 하려고 벌이는 마지막 단편인 악의의 얼굴. 이렇게 두 편의 단편이 마음에 들었지만, 전체적으로 조금 나와 맞지 않은 소설이었던 것 같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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