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책/책 이야기 2009.07.15 18:39

리스본행 야간열차 세트 - 전2권 - 8점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전은경 옮김/들녘(코기토)

대부분 사람은 익숙한 환경에서 갑작스럽게 변화가 찾아오는 것을 싫어한다. 특히 난 그 정도가 심했다. 회사에 다닐 때 몇 사람을 뽑아 다른 곳으로 배치한다는 소문이 나의 귀까지 들렸고 당연히 난 그곳에 포함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곳에 가는 사람을 발표할 때 나의 이름이 딱하니 적혀 있었다. 1년 동안 친하게 지냈던 동료와 헤어지고 새로운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다시 친해져야 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그래도 다행히 나와 조금 친한 동생 한 명과 같이 가게 되어 그것으로 위안을 삼았던 기억이 난다. 일반적으로 갑자기 닥친 변화를 두려워하는데 이 책의 주인공은 오히려 새로운 변화를 찾아나서다니 나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대학 강단에서 고전문헌학을 가르쳐온 그레고리우스는 어느 날 우연히 출근길에 다리에서 떨어지려는 한 여자를 구하게 되고 그것을 계기로 30년 동안 일정하게 반복돼온 자신의 삶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 자신이 살던 곳을 여기저기 돌아보던 그는 처음으로 호텔로 들어가 음식을 주문했다. 하지만, 그는 음식에 손을 대지 않고 바로 그곳을 나와 맞은편 책방에 들어갔다. 그곳은 옛날 전 부인을 위해 책을 산 곳이었다. 거기에서 그를 리스본행 야간열차로 향하게 한 책이 한 권이었다. 바로 포르투갈어로 쓰인 아마데우 이나시오 드 알메이다 프라두의 언어의 연금술사라는 책이었다.

포르투갈어를 하지 못하는 그가 그 책을 사고 어렵사리 번역을 하면서 작가를 더 알고 싶어 다음날 바로 짐을 싸서 낯선 곳인 리스본으로 가는 그가 나는 부러웠다. 솔직히 나는 어디론가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는 상상만 할 뿐 실천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없는데 여행을 떠나는 곳이 나와 말도 통하지 않는 곳이라면 더욱더 갈 용기가 나지 않을 것인데 그는 그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타고 작가 프라두를 찾아가는 그의 용기가 대단 해보였다.

두 권으로 나누어진 이 책은 많은 이야기가 내포되어 있었다. 1권에서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타고 그곳으로 가는 동안의 여정은 솔직히 많이 지루했다. 그리고 중간마다 나오는 프라두 책에 적힌 내용이 나오는 것도 처음에는 이해가 잘 안 되어 지루함을 더 증폭시켰던 같다. 하지만, 리스본에 도착해 프라두를 찾아나서는 이야기에서부터는 흥미진진해서 잠시 책을 손에 놓게 되면 너무 안타까웠다. 뒤로 갈수록 프라두의 이야기가 나의 마음속에 들어왔고 점점 그의 글에 공감과 이해가 되었다.

소설이지만 철학적인 이야기가 많이 내포되어 있었고 그래서 그런지 다른 철학서보다 읽기가 편했다. 그리고 나도 용기를 내서 한 번쯤 혼자 하는 여행을 가보고 싶다. 당연히 말이 통하는 곳으로 가야 하겠지만 말이다.


  • BlogIcon 아련_ | 2009.07.16 01:13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주위 환경이 변하는 것을 싫어하는데 이 책,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같네요.
    철학은 어려워서 기피하는데 문학과 철학의 만남이라... 재밌을 것 같아요!

    • BlogIcon 이나시엔 | 2009.07.16 20:12 신고 | PERMALINK | EDIT/DEL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좋은 가르침을 얻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저도 철학은 어려워서 읽지 못 하는데 이 책은 조금 앞 부분은 지루했지만 뒤로 갈수록 재미있더라구요~ 남은 하루도 알차게 보내세요~^^

  • BlogIcon 유나(U.Na)。 | 2009.07.16 09:54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나도 이 책 아주 인상에 콕 남았지~ 달과 6펜스 생각도 나고~
    뭔가에 열정을 가지고 모든걸 걸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순수하다는 거겠지. 나도 이 책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
    즐거운 하루시작하셔~^-^

    • BlogIcon 이나시엔 | 2009.07.16 20:13 신고 | PERMALINK | EDIT/DEL

      난 달과 6펜스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잘 모르지만.. 괜찮았던 책이야~ 내가 가지고 있는데 주지 말까?? ㅋㅋ

  • BlogIcon ★바바라 | 2009.07.20 16:47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요즘 저렇게 모든 생각에서 벗어나 오로지 떠난다는 생각하나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부럽더군요. 왠지 궁금한 책인데요.

    • BlogIcon 이나시엔 | 2009.07.21 11:07 신고 | PERMALINK | EDIT/DEL

      네~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갑자기 훌쩍 떠나는 주인공이 무지 부러웠거든요~ 처음 도입부분은 지루하나 뒤로 갈수록 재미있어서 금방 읽게 된 책 같아요~ 조금 있음 점심 시간인데 점심 맛있게 드시구요~ 남은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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