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사랑한 그들의 사랑이 정말 사랑일까? 책/책 이야기 2009.08.25 21:26

내 남자 - 8점
사쿠라바 가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재인

내 남자라는 책 제목과 연인이 서로 끌어안으며 키스를 하는 표지를 보며 난 약간 찐한 연애소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그런 생각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빗나갔다. 연애소설이 아닌 정말 다 읽고 책을 덮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그런 책이었다. 그렇다고 읽기 어려운 재미없는 책은 아니다. 흡입력이 강해 페이지는 금방금방 넘어가지만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는 뭔가 찝찝한 여운이 오래 남는 것이다.

현재에서 과거로 흐르는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처음에는 도대체 준고와 하나의 사이를 이해할 수 없었고 그들에게 어떤 사건들이 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나의 의문을 점점 풀어주는 이야기들로 말미암아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중반쯤 그들의 진실을 접하며 나의 뇌는 순간 생각을 정지했다. 어떻게 그런 패륜적인 일을 할 수가 있는지 그들의 사랑이 도저히 용납되지 않아 한동안 책을 손에 놓고 있었다.

몇 시간이 흐르고 나서 뒷이야기가 궁금해 더는 기다릴 수가 없어 책을 손에 잡았다. 그리고 마지막 장까지 읽고 책을 덮고 나서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서평을 써야 한다는 생각만 할 뿐 머리는 따라주지 않았다. 잠시 머리를 식히고 컴퓨터에 앉았지만, 아직도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나의 뇌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가 뒤죽박죽으로 엉켜 있어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모른 체 앉아만 있었다. 그리고 책을 마지막까지 읽고 나서 그들의 사랑을 아주 조금은 정말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주인공인 하나가 열한 살. 자신만 빼고 온 가족이 지진 때문에 죽기 전 하나는 무슨 일인지 모른 체 부모나 옆에 사는 고모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 그런 그녀에게 온 식구가 죽고 없을 때 친척이라고 나타난 그를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쉽게 받아들인다.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따뜻함을 느낀 하나는 준고가 자신에게 이상한 짓을 해도 뭐라고 하지 않고 그것이 자신을 더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런 준고와 하나를 보며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그들이 안타깝지만 그래도 그들의 전부를 이해하지는 못하겠다.

준고와 하나. 그들이 나의 마음에 잔잔하게 흘러들어와서 해일처럼 큰 충격을 남기고 사라졌다. 한동안은 그들이 남기고 간 충격에서 금방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다.


  • BlogIcon 유나(U.Na)。 | 2009.08.27 22:36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재미는 있는데 심신이 편치 않는 소설이었지~ 그 얼음이 떠있던 바다와 해일의 무서웠던 장면들이 생각이 나네. 부끄러웠던 장면들은 생각을 굳이 안 해야지 ㅋㅋ

    • BlogIcon 이나시엔 | 2009.08.28 13:33 신고 | PERMALINK | EDIT/DEL

      아줌씨가 부끄러운것도 있나...ㅋㅋ 나도 그 장면들 기억난다.. 다 읽고나서 조금 찝찝함이 남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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